
[한국Q뉴스] 29일 영암 삼호서초등학교의 2030교실인 ‘2030 랭귀지 프리(Language Free)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질문이 오가며 열띤 탐구가 이어졌다.
학습 내용은 인공지능(AI) 동시통역기를 통해 실시간 번역된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학생이 답하고 한국 학생이 이어받는다.
김현미 수석교사가 설계한 ‘랭귀지 프리 교실’은 이렇게 언어의 경계를 허물고 개념으로 소통하는 전남형 미래교실이다.
삼호서초등학교는 현대중공업과 대불공단이 인접해 있어, 외국인 노동자 가정의 자녀가 다수 재학 중이다.
전체 학생의 약 20%가 중도입국 또는 이주배경 학생이다.
서로의 언어가 달라 교실 안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던 현실때문에 ‘랭귀지 프리 교실’이 탄생한 이유다.
이 교실은 보통 교실보다 1.5배 넓은 ‘탐구존’이 설치되어 있으며 인공지능 음성 번역기, 디지털 화이트보드, 대형 전자칠판 등 첨단 에듀테크가 도입되어 있다.
학생들은 언어 대신 개념으로 토론하고 시각자료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며 세계시민으로서의 시야를 넓혀간다.
이날 수업에서 학생들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주제로 탐구 활동을 펼쳤다.
‘멸종 위기 동물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개념 지도를 완성했다.
영어·한국어·우즈베키스탄어가 뒤섞인 대화 속에서도 학생들은 AI 번역기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협력했다.
김현미 수석교사는 “언어 때문에 배움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개별 경험을 넘어 보편적 개념을 스스로 도출하고 세계시민으로서 책임을 찾아가는 모습이 바로 수업 대전환이 지향하는 배움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수석교사는 ‘2030 어울림 수업 연구회’를 구성해 현장의 수업 혁신을 확산하고 있다.
연구회는 지난 8월 베트남 하노이 듀이스쿨(The Dewey Schools)을 방문해 언어 장벽 없는 사회정서교육 교류를 진행하고 10월에는 삼호서초등학교와 듀이스쿨 학생들이 원격수업으로 협력학습을 이어가며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배움을 실천했다.
전남교육청은 수석교사가 현장 중심의 연구와 실천을 이끌며 학교 수업의 질적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수석교사는 단순한 교사 연수 운영을 넘어, 학교 안에서 수업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핵심 리더로 자리하고 있다.
삼호서초등학교의 ‘2030 랭귀지 프리 교실’은 이러한 수석교사 리더십이 전남 수업 대전환을 이끄는 상징적 사례다.
김병남 유초등교육과장은 “‘2030 랭귀지 프리 교실’은 수석교사가 현장에서 수업 대전환을 주도하며 학생 중심 미래교육을 실현한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수석교사들이 학생 주도성 키움 수업 활성화를 위한 2030교실 참여를 통해 전남 수업 대전환을 선도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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