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마음 나누는 특별한 냉장고”…안양시 공유냉장고 이야기

소비쿠폰으로 두유 120개 기부·매주 반찬 기부 주민들 나타나

김인수 기자
2025-08-27 10:28:03




“이웃과 마음 나누는 특별한 냉장고”…안양시 공유냉장고 이야기



[한국Q뉴스] 이달 초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마실들깨수제비 앞에 있는 공유냉장고가 ‘두유’로 가득 채워졌다는 따뜻한 소식이 전해졌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두유 5박스를 구입해 이웃을 위해 공유냉장고에 기부한 것이다.

누구나 음식을 넣을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은 그 음식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안양시의 ‘공유냉장고’ 가 지역사회에 훈훈한 이야기를 전하며 주목받고 있다.

박달1동 안민교회 앞의 공유냉장고에 자주 나타나는 ‘꽃집천사’도 있다.

이 시민은 매주 공유냉장고에 음식을 기부하고 있는데, 꽃집을 운영하고 있어 마을 주민들이 붙여준 별명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매번 짜장을 만들어서 공유냉장고에 기부하는 시민, 공유냉장고 인근 상인들의 정기적인 기부로 공유냉장고의 곳간이 따뜻하게 채워지고 있다.

안양시 공유냉장고는 비영리민간단체인 안양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통해 먹거리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지난 2024년 3월 만안구 박달1동 안민교회 앞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7호점까지 확대 운영되고 있다.

인덕원동의 사회적협동조합 인덕원마을 터 앞 2호점, 안양1동 남부시장 인근 유쾌한 공동체 앞 3호점, 석수2동 크린토피아 석수대림점 앞 4호점과 팔복교회 앞 6호점도 주민들의 나눔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1·2호점은 안양군포의왕과천 공동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인근 학교 급식의 예비식을 기부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공유냉장고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된다.

기부자가 음식을 넣으면 관리자가 꼼꼼하게 검수 후 냉장고에 비치하며 필요한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다만 더 많은 이웃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1인당 1개까지만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공유 가능한 품목은 채소, 과일 반찬류, 가공식품, 빵·떡류 등이며 안전을 위해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 △주류·약품·건강보조식품 △불량식품 △장기보관 식품은 공유할 수 없다.

각 냉장고의 관리자는 식품 검수와 함께 제조일을 표기하도록 한다.

또 냉장고 상태를 수시 점검해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은 즉시 폐기하고 매일 밤 10시 이후에 남아있는 음식을 폐기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지속협 사무국도 주 1~2회 현장 점검을 실시하며 위생·운영 상태를 관리한다.

공유냉장고는 끼니 해결이 어려운 독거 어르신, 갑작스러운 경제위기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 사회와의 단절 속에 있는 은둔 청년들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먹거리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소중한 한 끼를 제공한다.

특히 석수1동 4호점의 경우 음식을 기부하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해 서로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봉사활동까지 이어가며 단순한 먹거리 나눔을 넘어 주민 간 유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회복의 장이 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공유냉장고가 먹거리 복지 사각지대 해소 뿐 아니라 탄소 배출 저감, 지역 공동체 의식 회복까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운영과 확대를 위해 시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