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Q뉴스] 국가기록원은 3·1절 102주년을 맞아 김해시의 독립운동 기록인 ‘김승태 만세운동가’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김승태 만세운동가’는 장유만세운동을 주도한 김승태의 모친인 조순남 여사가 1년에 걸쳐 직접 보고 겪은 실상을 내방가사로 기록한 것이다.
1919년 만세운동은 서울을 기점으로 각 지역으로 확산됐으며 4월 12일에는 김해의 장유 지역에서 3천여명이 만세운동에 참가해, 현장에서 3명이 순국하고 12명이 투옥됐다.
‘김승태 만세운동가’는 총 37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작성됐으며 장유만세운동 전개과정, 일본 기마대 연행, 투옥 및 재판 과정, 출소 이후 분위기 등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장유만세 운동의 실상과 기마대 연행’ 대목에는 일본 경찰의 폭력으로 잔혹하게 죽음을 당하거나 분노한 백성이 철사 줄에 매여 끌려가는 처절했던 현장의 모습이 담겨있다.
일본의 득세함을 감당할 수 없어 순사 순검 폭력에 떨치고 일어나니 불쌍한 백성들은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그 남은 백성들은 유죄 무죄를 가려 형벌에 처해졌다.
분노한 백성들을 더욱 조여 매어 옥에 가두고 허리에 철사로써 줄줄이 매어서 끌고 가니. 이홍숙 창원대 외래교수는 기록에 대해 “당대 여성으로서 조순남 여사가 가진 남다른 역사의식은 여타의 내방가사가 여성의 생활에 치중되어 있는 장르적 범주를 능가하고 있다”며 “이 점에서 만세운동가가 지니는 차별화된 높은 문학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승태 만세운동가’는 지난해 5월 김해시에서 국가기록원에 복원 지원을 의뢰함으로써 약 3개월의 복원처리를 거쳐 완성됐다.
국가기록원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전문인력과 예산이 열악한 민간 및 공공기관의 훼손된 중요 기록물을 대상으로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실시해 오고 있다.
이번에 복원한 ‘김승태 만세운동가’는 한지에 먹을 사용해 한글로 작성된 기록으로서 앞뒤 표지가 결실되거나 찢긴 상태였고 일부는 글자를 읽을 수 없을 정도의 잉크 번짐 자국이 심했다.
국가기록원 복원팀은 1단계로 디지털복원을 통해 글자를 판독하고 2단계에서 종이의 성질이 변하지 않도록 흡입장치와 여과수만으로 장시간에 걸쳐 반복적인 수작업을 통해 잉크를 최대한 제거하는 방식으로 복원을 진행했다.
이로써, 확인이 불가능했던 글자의 가독성을 향상시켰고 추가적인 표지 제작으로 취약성을 제거해 보존성을 높였다.
국가기록원은‘김승태 만세운동가’는 당시의 상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 귀중한 독립운동 기록물인 동시에 여성 독립운동가의 문학 자료로서도 높은 가치를 갖고 있어 연구와 전시에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복원된 ‘김승태 만세운동가’는 국가기록원 누리집을 통해 원문을 확인할 수 있으며 소장처인 김해시청 누리집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최재희 국가기록원 원장은 “3·1절을 맞아 나라의 독립을 위해 함께 일어났던 장유 지역 만세운동의 기록을 복원할 수 있어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역사성뿐만 아니라 문학성에 있어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기록물 복원을 통해 고귀한 독립운동 정신과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성곤 김해시 시장은 “이번 국가기록원의 지원을 통해 기록문화유산으로서 인정받는 중요기록물이 복원되어 역사를 안전하게 계승, 보존할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기록물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기며 김해인의 정신, 나아가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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