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서 일제강점기 옥매광산 집단수몰 광부 118인 합동추모제

28일 황산면 삼호리 선착장서 추모행사 열려, 기억 되살리는 설치미술전도 개최

김상진 기자
2026-08-25 16:35:57




해남서 일제강점기 옥매광산 집단수몰 광부 118인 합동추모제 (해남군 제공)



[한국Q뉴스]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됐다가 광복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단 수몰된 광부들을 기리는 합동추모제가 개최된다.

황산옥매광산 광부희생자 유족회는 28일 해남 황산면 삼호리 선착장에서 200여명의 군민들이 함께한 가운데‘황산옥매광산 광부 118인 합동추모제’를 갖는다.

합동추모제에서는 추모식 및 헌화와 함께 광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지역문화 예술인들의 추모공연 등이 실시된다.

특히 이번 추모제에는 118인 광부를 추모하는 설치미술 전시가 현장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예술로 돌아온 118인’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선착장 인근에 남아있는 광물 창고 등에서‘바깥미술회’소속 회원 10명의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설치미술 작품에 들어간 재료는 주변 바닷가에 버려진 어구와 유리조각, 옥매광산에서 주운 돌들로 해남의 자연과 삶에서 광부들의 그리움과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 냈다.

이번 전시회는 2030년 서남해안 섬 벨트 트리엔날레를 앞두고 해남우리신문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해남, 섬과 육지 예술로 잇다’라는 주제로 황산면 옥매광산에서‘예술로 돌아온 118인’문내면 임하도에서‘섬으로 간 미술관’등 두차례 전시회를 진행한다.

황산 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은 일제강점기 때 제주도로 강제로 끌려간 광부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바다에 집단 수몰된 사건이다.

황산면과 문내면 등의 광부들은 1945년 3월 하순경 일본경찰과 헌병에 의해 강제로 배에 태워져 제주도로 끌러간다.

이들은 제주도 서귀포 등지에서 군사시설인 굴을 파는 일에 투입됐다가 같은 해 8월 15일 해방이 되자 어렵게 배를 구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당시 배에는 일본인 5명을 포함해 225명이 타고 있었는데 배가 추자도 앞에 이르렀을 때 배에 큰 불이 나고 승선한 광부들은 모두 바다로 뛰어내려 널빤지와 깃대 등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게 된다.

표류 8시간 만에 그 앞을 지나던 일본 경비정에 의해 구조작업이 시작되는데 일본 경비정은 구조된 137명의 사람들 중 일본인 5명이 포함된 것이 확인되자 나머지 118명의 광부들은 그대로 버려둔 채 현장을 떠나 버린다.

이 사건 이후 황산면과 문내면은 초상집이 된다.

광부들이 떠난 항구에선 원혼들을 달래기 위한 큰 굿이 2~3개월간 치러지고 한 마을에 30호 이상이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일이 매년 반복된다.

생존자들이 대부분 사망하고 유족들도 고향을 떠나면서 남아있던 몇몇 유족이 돈을 모아 광부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945년 8월 23일에 합동 제사를 지내오던 중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난 2015년 해남지역 연극단체인 극단 미암의 도움으로 합동추모제가 성사됐다.

2016년부터는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황산면과 문내면 사회단체들이 나서 추모제를 지원하는 한편 추모조형물 추진위원회를 발족, 광부들을 기리는 추모비 조성을 이끌어냈다.

특히 추모조형물 조성을 위해 해남군민 1인이 1만원씩을 내는 성금모금행사가 진행돼 1200여명의 군민들과 각 기관단체에서 1400여만원의 건립 기금을 모금, 조형물 조성 비용을 충당하기도 했다.

광부들이 배를 타고 떠났던 삼호 옥선창 앞에 만들어진 5.5m 높이의 추모조형물은 배 모양 조각물위에 희생된 118명의 광부를 상징하는 118개의 원모양을 조성해 마침내 고향의 품에 안긴 광부들의 넋을 그리고 있다.

옥매광산은 일본 아사다화학공업주식회사가 1924년부터 명반석, 납석, 고령토 등 광물자원을 채굴했던 곳으로 현재 이곳에는 바닷가에 위치한 광물창고와 산속의 다이너마이트 저장창고 등이 남아있다.

최근에는 산 정상에 있는 광물창고도 확인됐다.

옥매광산 희생자 유족회 박철희 회장은 “군민들의 도움으로 뜻 깊은 추모제를 진행하게 된 만큼 의미를 잊지 않고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앞으로 옥매광산에 대한 근대문화유산 지정 등 과거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일에도 앞장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바닷가에서 건져 올린 유리조각은 광부들의 눈물로 그 빛과 소리가 광산의 어둠을 잔잔히 밝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