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Q뉴스] 앞으로 서대문구의 주요 정책은 행정이 먼저 결정한 뒤 주민에게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결정하기 전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여러 대안을 함께 검토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서대문구는 10일 민선 9기 첫 정책회의를 열고 정책을 수립하거나 기존 정책을 변경·폐지할 때 민주성·공정성·투명성을 정책 결정의 핵심 원칙으로 삼는 ‘숙의행정’을 구정전반에 정착시키기로 했다.
핵심은 ‘선 결정·후 설명’에서 ‘선 경청·후 결정’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행정이 내부 검토를 거쳐 정책 방향을 정한 뒤 주민에게 설명하거나 의견을 구했다면, 앞으로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주민과 관계 기관, 이해관계자 등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서로 다른 입장과 대안을 충분히 검토한다.
특히 서대문구는 ‘공론화’를 대규모 토론회나 복잡한 절차에 국한하지 않기로 했다.
생활과 밀접한 작은 정책이라도 주민과 직원의 의견을 먼저 듣고 여러 선택지를 비교·검토하는 것부터 숙의행정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정책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의견수렴 방식도 달리한다.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이해관계의 범위 등을 고려해 관계 기관과 주민 등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듣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은 각각의 입장과 대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원칙이다.
행정의 속도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중요하게 보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원칙은 민선 9기 주요 현안에도 적용된다.
이날 첫 정책회의에서는 △노동·환경·사회연대경제 분야의 정책 기반 마련 △신촌·이대 지역 활성화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조정 등이 주요 과제로 논의됐다.
노동·환경·사회연대경제 분야는 관련 정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조기에 구성해 부서 간 협업체계를 갖춘다.
개별 부서 단위의 사업 추진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 연결된 정책과제를 함께 논의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취지다.
신촌·이대 지역 활성화 역시 특정 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라 구 전체의 과제로 다룬다.
상권과 청년, 문화, 교통, 보행, 도시공간 등 여러 정책이 맞물려 있는 만큼 관련 부서가 함께 지역의 문제를 살피고 해법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간 이해관계와 갈등에 대해서도 행정이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정하는 역할을 강화한다.
서대문구는 이번 첫 정책회의를 시작으로 숙의와 경청을 특정 사업에 한정된 절차가 아닌 민선 9기 구정 전반의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구상이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좋은 정책은 행정이 먼저 답을 정해 놓고 주민을 설득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며 “결정하기 전에 듣고 다른 의견까지 함께 살피는 과정 자체가 주민과 함께 만드는 행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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