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Q뉴스] 오래된 가족 앨범 속 사진 한 장이 청호동과 아바이마을의 역사를 되살리는 소중한 기록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청호동 주민들이 마을 곳곳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을 직접 모으고 사진 속 장소와 사람에 얽힌 기억을 기록하는 주민 주도형 아카이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호동아카이브 ‘청담’은 최근 ‘사진 속 청호동, 주민의 기억을 모으다’를 주제로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사진을 수집하고 있다.
수집 대상은 옛 신작로와 골목길을 비롯해 갯배를 타던 모습, 아바이마을 풍경, 청호동에 있던 가게와 학교, 운동회, 계모임, 백사장과 어업 현장, 가족사진 등이다.
이번 활동은 단순히 사진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진을 촬영한 시기와 장소, 사진 속 인물, 당시 마을의 모습 등 주민들이 간직한 기억과 사연을 함께 기록한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가족사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집과 골목, 옷차림과 생업의 모습은 청호동의 변화와 주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소중한 생활사 자료가 된다.
개인의 기억이 모여 마을의 역사가 되고 사진 속 작은 풍경들이 아바이마을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기록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이번 활동은 행정기관이나 전문 연구자가 아닌, 마을에서 살아온 주민이 청호동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옛 모습과 이웃의 이야기를 직접 찾아 기록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며 형성된 공간이다.
갯배와 어업, 함경도식 음식과 골목 풍경에는 이주민들의 정착 과정과 공동체의 기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러나 마을의 모습이 빠르게 달라지고 당시를 기억하는 주민들이 고령화되면서 사진과 구술을 함께 수집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집집마다 흩어져 있는 사진을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청호동의 생활 문화와 주민들의 생생한 기억이 사라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번 활동이 시작됐다.
청담은 청호동 주민의 삶과 바다, 갯배 풍경을 담은 사진을 꾸준히 수집하며 아바이마을의 실향민 문화와 지역의 역사를 기록해 왔다.
2025년 추석 연휴에는 첫 번째 기획전시 ‘잇-다, 사진으로 보는 청호동 사람들’을 열어 주민들의 일상과 생업, 갯배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청호동의 생활 문화사를 사진으로 소개했다.
올해는 기존 기록 활동을 확장해 주민들의 앨범 속에 남아 있는 다양한 생활 사진을 추가로 발굴한다.
청담은 수집한 사진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오는 9월 추석 연휴 기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전시는 유명 관광지로 알려진 아바이마을의 모습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실제로 살아온 생활 공간으로서의 청호동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골목에서 뛰놀던 어린이, 갯배로 청초호를 건너던 주민, 백사장과 바다에서 생업을 이어가던 어민 등 사진 속 평범한 일상을 통해 청호동의 시간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인수 청담 사무국장은 “주민 한 분이 간직한 사진 한 장에는 가족의 추억뿐 아니라 당시 청호동의 거리와 집, 생업과 공동체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다”며 “사진 속 주인공과 장소를 기억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더 늦기 전에 기록해 청호동의 소중한 역사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을 기증하지 않아도 잠시 빌려주시면 고해상도로 스캔한 뒤 안전하게 돌려드린다”며 “옛 청호동과 아바이마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소장하고 있는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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