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사 감소 위기, 사천시는 어떻게 대응하나

‘사천형 보건지소 운영체계’ 7월부터 본격 시행 의료공백 최소화

김덕수 기자
2026-06-23 10:05:11




특집 공중보건의사 감소 위기 사천시는 어떻게 대응하나-안내문 (사천시 제공)



[한국Q뉴스] 전국적으로 공중보건의사 감소가 심화되면서 농어촌 지역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천시가 전국적인 인력 감소 위기를 새로운 지역 보건의료 모델 구축의 계기로 삼아 주목받고 있다.

사천시는 오는 7월부터 ‘사천형 보건지소 운영체계’를 본격 시행한다.

공중보건의사 감소에 대응하면서도 시민들의 의료서비스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격협진 확대, 권역별 인력 통합운영, 보건지소 기능 개편 등을 담은 종합적인 대책이다.

사천시가 사천형 보건지소 운영체계를 마련하게 된 배경은 올해 공중보건의사 배치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 11명이던 공중보건의사가 올해는 8명으로 줄었다.

특히 의과 공중보건의사는 3명에서 1명으로 감소했고 한의과 역시 6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치과는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지만 전체적으로는 의료인력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인력 숫자의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농어촌 지역 주민들의 진료 접근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 운영 방식만으로는 의료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사천시는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지역 여건에 맞는 자체 모델을 개발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사천형 보건지소 운영체계의 핵심은 원격협진 확대다.

사천시는 지난 4월부터 임시운영을 시작해 5월과 6월 시범운영을 거쳤으며 이를 통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협진 시스템의 안정성과 실효성을 검증했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한 뒤 오는 7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가장 큰 변화는 모든 보건지소에서 원격협진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원격서비스가 앞으로는 관내 6개 보건지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또한, 단순 상담 수준을 넘어 진료와 처방, 운전면허 적성검사, 물리치료 연계 등 실질적인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기능이 확대된다.

이는 공중보건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날에도 보건소 의료진과 연결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고령층이 많은 농어촌 지역 특성상 장거리 이동 없이 가까운 보건지소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편의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

사천시는 원격협진 확대와 함께 권역별 인력 통합운영 체계도 구축했다.

기존에는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가 개별적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동부권과 서부권 두 개 중권역, 여섯 개 소권역으로 재편된다.

사천읍·정동면·사남면은 동부권으로 곤양면·곤명면·서포면은 서부권으로 묶인다.

각 보건지소는 인근 두 곳의 보건진료소와 함께 하나의 권역으로 운영되는데, 사천읍보건지소는 복사동·신수 보건진료소, 정동면보건지소는 소곡·반룡 보건진료소, 사남면보건지소는 가천·통양 보건진료소를 관리한다.

그리고 곤양면보건지소는 검정·본촌 보건진료소, 곤명면보건지소는 봉계·은사 보건진료소, 서포면보건지소는 금진·비토 보건진료소를 담당한다.

이 같은 통합운영 체계는 제한된 의료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다.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 간 역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의료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고 권역별로 탄력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도 확대·운영된다.

서부권 주민들의 이동 불편 해소를 위해 운영 중인 운전면허 적성검사는 곤양면·곤명면·서포면 보건지소에서 주 1회 지속 운영된다.

곤양면보건지소는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곤명면보건지소는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서포면보건지소는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적성검사를 실시한다.

고령 운전자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한 치매선별검사도 강화된다.

사천읍·정동면·사남면·곤양면·곤명면·서포면 등 관내 6개 보건지소에서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인지선별검사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한다.

검사 방식은 인지선별검사이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간 운영된다.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사천시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상담과 관리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체계적인 사후관리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기능 개편은 보건지소의 역할 변화로도 이어진다.

사천읍보건지소는 단순 진료 중심 시설에서 건강증진 중심 보건지소로 전환된다.

유휴공간을 활용해 건강증진 프로그램실을 조성하고 어린이 구강체험관 운영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천포건강생활지원센터는 삼천포보건센터와의 통·폐합으로 기능을 확대한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 영양교육과 한의약 상담, 건강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고 향후 시설과 장비를 보강해 지역 건강증진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천시가 추진하는 이번 사천형 보건지소 운영체계는 단순히 공중보건의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다.

원격협진과 통합운영, 건강증진 기능 확대를 통해 지역 보건의료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

의료 인력 부족은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해결하기 어려운 국가적 과제다.

그러나, 사천시는 위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지역 현실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7월 본격 시행되는 사천형 보건지소 운영체계가 의료공백 최소화는 물론 지방 보건의료 혁신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동식 시장은 “4월부터 이어진 시범운영을 통해 운영상 미비점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했다”며 “공중보건의사 감소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원격협진 확대와 권역별 통합운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