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전설, 그 많던 피아노사는 어디로 갔을까?

열린 수장고 주제전시 ‘그 무대, 그 광고’_예술을 지킨 동행

김상진 기자
2026-09-30 14:12:21




대구광역시 시청



[한국Q뉴스] 피아노 소리가 들리던 골목, 그 소리를 따라가다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하는 주인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한때 대구 곳곳에는 피아노와 악기를 판매하며 음악인의 꿈과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했던 피아노사와 악기점이 있었다.

공연 팸플릿에 실린 광고를 통해 그 시절 대구의 음악 문화와 도시의 모습을 만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에서 열리고 있는 ‘그 무대, 그 광고’_예술을 지킨 동행전은 연극·무용·오페라·음악 등 공연예술 팸플릿과 잡지에 실린 광고를 통해 대구 공연예술의 성장 과정과 함께 예술을 후원하고 지역 문화와 동행했던 기업과 상점의 발자취를 조명한다.

특히 공연 팸플릿 속 피아노사 광고를 따라가다 보면 대구의 음악 풍경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점희·김형근 더블 리사이틀’팸플릿에는 대구풍금피아노사의 광고가 실려 있다.

이를 통해 한국전쟁기에도 대구에서 피아노와 관련된 상업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을 엿볼 수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는 여러 악기와 음악 서적을 판매했던 대구음악사와 영남피아노사 등의 광고가 등장한다.

당시 대구의 대표적인 상업지역이었던 동성로를 중심으로 피아노와 악기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을 공연 팸플릿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 피아노사의 이름도 더욱 다양해진다.

삼익피아노사, 한일피아노사, 서진피아노사, 야마하피아노사, 킴벨피아노사, 대원피아노사 등 다양한 피아노사와 악기사의 광고가 팸플릿에 등장한다.

중앙로와 동성로 일대의 상권을 따라 피아노와 악기 판매점이 늘어나면서 대구의 음악 문화가 도시의 상업 공간과 맞물려 확산되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1980년대에는 대구피아노판매조합의 광고까지 등장한다.

개별 상점을 넘어 피아노 판매업자들의 조직이 만들어질 만큼 관련 업종이 활성화됐던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자료다.

이후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와 경북예술고등학교가 자리한 대명동 일대에는 피아노사와 악기사가 모여들면서 이른바 ‘악기 골목’ 이 형성됐다.

오늘날에는 소비 방식과 음악교육 환경의 변화 등으로 악기 판매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피아노사와 악기사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팸플릿 속 피아노사 광고는 단순히 피아노를 판매했다는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거리에서 음악 관련 상점이 영업했는지, 어떤 기업과 브랜드가 지역에 진출했는지,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려는 사람들이 어디에 모였는지를 보여주는 생활사이자 음악문화의 기록이다.

공연 팸플릿 뒤쪽에는 피아노사뿐 아니라 당시 대구에서 영업했던 다양한 상점과 기업, 다방, 병원, 금융기관 등의 광고가 함께 실려 있다.

상호와 로고 전화번호와 광고 문구, 당시의 상품과 가격, 업종 등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광고는 어느 순간 단순한 공연 기록의 부산물이 아니라 대구의 도시 풍경을 보여주는 새로운 자료가 된다.

당초 10월 5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이번 전시는 시민들의 관심과 관람 편의를 위해 11월 15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황보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 전시를 통해 지난 시절의 예술과 그 예술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 그리고 지역의 기업에 대한 기억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시는 문화예술의 기록을 수집·보존해 문화 자산을 축적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지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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