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Q뉴스] 경기연구원은‘경기도 미등록 이주 아동 지원방안 연구: 권리보장 현황과 실태 분석을 바탕으로’보고서를 발표하고 미등록 이주아동이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공백과 실질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공백을 동시에 겪는 ‘이중 공백’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이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을 통해 국제사회에 약속한 ‘아동 최우선의 이익’ 원칙이 미등록 이주아동에게는 사실상 보장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진은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경기도 차원의 정책·전달체계·운영모델을 제안했다.
미등록 이주아동은 그 특성상 공식 통계가 존재하지 않아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진이 행정자료와 통계적 가정을 반영해 추정한 결과, 경기도 내 미등록 이주아동은 최소 1,617명에서 최대 4,843명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2024년 기준 외국인주민이 845,074명에 달하는 전국 최대의 이민사회 지자체로이 문제가 가장 밀도 높게 나타나는 지역으로 꼽힌다.
연구진이 2026년 4~5월 활동가 등 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질적 면접조사 결과, 미등록 이주아동이 겪는 고충은 출산·신생아기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성격이 질적으로 전환되며 누적되는 ‘미발견→전가→박탈→단절’의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릴 때는 예방접종이나 발달 지연 같은 문제가 제때 발견되지 못하고 이렇게 방치된 공백은 통역이나 행정업무를 아동이 떠맡는 ‘영케어러’역할처럼 아동에게 부담이 옮겨가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청소년기에 이르면 자격시험 응시나 대입 전형에서 배제되는 등 실질적인 기회 박탈로 나타나고 결국 진로와 정체성을 형성할 기회 자체가 끊어지는 단절로 귀결된다.
연구진은이 같은 실태를‘자격의 미확정성이 존재 인정의 공백과 실질 보호의 공백을 함께 낳는 이중 공백’ 으로 이론화했다. 출생·신분등록이 불완전해 아동이 제도적으로‘존재하지 않는 사람’ 이 되는 동시에, 확인증이 발급되거나 체류 자격이 정규화된 이후에도 실질적 보호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이중적 배제 구조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등록 이주아동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아동은 부모의 체류자격이라는 스스로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없었던 조건의 결과를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대한민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국으로서 아동의 권리를 출생 신분이나 부모의 법적 지위와 무관하게 보장할 국제법적 의무를 지닌다는 점이다. 셋째, 이 아동들은 이미 경기도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며 성장하는 사실상의 구성원으로 출생등록·발달·건강·교육의 결손을 방치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지역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출생등록에 관해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소식을 소개하며 이번 결정으로 인해 여러 제도의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출생등록 이후에도 체류자격에 따라 의료·보육·교육 등에서 발생하는 접근 장벽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희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우리 사회에는 이미 미등록 이주아동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을 자발적으로 돕고 있는 기관과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새로운 일을 만들기보다 민간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을 공공이 지원하는 방식의 ‘느슨한 연계’ 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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