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평택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다

박성복 아카이브 사진전 ‘영상실록 평택’ 개최

김인수 기자
2026-09-11 11:39:12




100년 전 평택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다 (평택시 제공)



[한국Q뉴스] 지금은 사라진 평택의 거리와 장터, 농촌 들녘을 일구던 농부, 장날을 맞아 거리로 나온 사람들, 학교 운동장의 학생들, 가족의 경사를 함께했던 마을 사람들.

빛바랜 흑백사진 속에 멈춰 있던 한 세기 전 평택 사람들이 컬러사진과 영상으로 되살아나 오늘의 평택시민을 만난다.

신문기자이자 아카이브 사진작가인 박성복 평택문화원 부설 평택학연구소장이 190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근대 평택과 평택 사람들의 삶을 집대성한 아카이브 사진전 영상실록 평택-100년 전 평택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평택시문화재단 '2026 전문예술활동 지원사업'선정 작으로 오는 9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웃다리문화촌에서 열린다.

개막 식은 9월 9일 수요일 오후 2시에 개최했으며 매주 월요일과 추석 연휴에는 휴관한다.

100만 장에서 골라낸 근대 평택 희귀사진 325점 박성복 소장은 1989년 기자가 된 이후 37년 동안 평택의 골목과 들녘, 마을과 사람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기자로서 오늘의 역사를 기록하는 한편 사라져 가는 평택의 과거를 찾기 위해 주민들의 낡은 앨범과 장롱, 오래된 상자를 찾아다녔고 때로는 귀중한 사진 한 장을 구하기 위해 먼 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렇게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구입한 근현대 120여 년의 평택 관련 사진은 현재 100만 장에 이른다.

이번 전시에서는이 가운데 190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사료적 가치와 희소성이 높은 325점을 엄선했다.

지난해 열린 '기억과 기록 평택 Before and After'가 1980년대부터 2025년까지 평택의 변화상을 중심으로 통합 평택시 30년의 역사를 조명했다면, 올해 '영상실록 평택'은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근대 평택의 풍경과 평택 사람들의 삶 자체에 집중한다.

한 장 한 장의 사진에는 유명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하며 가족을 이루고 학교에 다니고 친구와 뛰어놀며 하루하루를 살아간 평범한 평택 사람들의 얼굴과 생활이 담겨 있다.

풍경에서 가족·여가까지 10개 분야로 만나는 '평택의 삶'전시는 풍경, 관혼상제, 교육, 사회, 문화·체육·종교, 행정, 생업, 새마을, 가족, 여가 등 모두 10개 분야로 구성했다.

'풍경'에서는 원평동과 평택장터, 먼지를 일으키던 신작로와 오래된 다리, 만호리 대진나루 솔개바위와 영웅바위, 신장동 미군부대 앞과 숯고개 등 이제는 사라졌거나 크게 달라진 평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사진 속 길과 들판 사이에는 배고픔을 견디며 삶의 터전을 일구었던 조부모 세대와 한때 푸른 청춘이었던 부모 세대의 모습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관혼상제'에서는 결혼과 회갑, 장례 등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온 마을이 함께했던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교육'에서는 새끼 꼬기와 교련 수업, 옛 교복과 책가방, 입학·졸업·소풍·운동회 등 지금과는 크게 달랐던 학교생활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사회'분야에는 K-55 평택오산미공군기지와 K-6 캠프험프리스수비대가 평택에 미친 영향과 함께 미군 장병의 구두를 닦으며 생계를 도왔던 어린이, 한국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고아원 아이들, 전쟁을 피해 평택으로 내려와 바다를 막고 농토를 일군 황해도 연백 피난민 등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낸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문화·체육·종교 분야에서는 씨름대회와 4-H 활동, 역도와 태권도, 레슬링과 하키 등 평택의 체육사를 비롯해 1970년대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었던 평택복지관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농부의 거친 손으로 일군 흙 수확의 기쁨과 대가족의 웃음까지 '생업'에서는 평택의 땅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소를 이용해 논밭을 갈고 모내기를 하던 농민, 가뭄 때 물 한 줄기를 얻기 위해 밤을 지새우던 주민, 서해에 그물을 내렸던 어민, 배 과수원을 일구었던 농민들의 모습이 당시 평택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새마을'분야에서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뿐 아니라 그보다 앞선 1948년 원칠원소년단 활동도 소개한다.

들판에 떨어진 보리 이삭을 주워 마을 기금을 만들고 마을 발전을 꿈꿨던 소년들이 훗날 새마을지도자로 성장한 이야기를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가족'과 '여가'분야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따뜻한 공간이다.

형제가 열 명을 넘기도 했던 대가족의 모습과 할아버지·할머니·부모·자녀가 함께한 가족사진, 개울에서 물장구치던 아이들, 가족과 이웃이 함께 떠난 소풍, 노래와 춤을 즐겼던 평택 사람들의 모습이 이어진다.

사진은 가난하고 넉넉하지 않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갔던 당시의 공동체 문화를 보여준다.

빛바랜 흑백사진이 컬러로 그리고 영상으로 되살아난다 이번 '영상실록 평택'의 또 다른 특징은 오래된 흑백사진을 컬러로 복원하고 일부 사진을 영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빛바랜 사진에 최신 AI 기술을 적용해 당시 인물과 건물, 자연환경의 역사적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컬러로 복원했다.

사진 속에서 멈춰 있던 인물과 풍경 일부는 영상으로 다시 태어나 관람객에게 한 세기 전 평택을 보다 생생하게 보여준다.

별도로 마련한 '영상실록 평택 다큐멘터리'에서는 흑백사진 100여 장을 활용해 1900년대 이후 평택 사람들의 삶을 영상으로 연출한다.

풍경과 관혼상제, 교육, 사회, 문화·체육·종교, 행정, 생업, 새마을, 가족과 여가까지 사진 속 사람들이 마치 현재의 평택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구성했다.

'100년 전 평택 사람들이 오늘로 돌아와 한 세기가 지난 우리와 만난다'는 것이 이번 사진전의 핵심 콘셉트다.

사진집 영상실록 평택 발간 사진 650매 평택시에 기증 전시와 함께 사진집 영상실록 평택도 발간한다.

사진집에는 박성복 소장이 소장한 방대한 자료 가운데 1900~1970년대 근대 평택의 희귀사진 325여 점을 엄선해 수록했다.

사진에는 연도와 장소, 제목 등을 붙여 단순한 옛 사진 모음이 아니라 향후 지역사 연구와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기록자료의 성격을 강화했다.

사진집은 9월 9일부터 소진 때까지 무료로 증정하고 평택의 주요 공공기관에도 무료 배부할 예정이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에게는 별도로 제작한 아카이브 사진전 기념엽서도 무료 제공한다.

특히 박성복 소장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자신이 수십 년 동안 수집하고 정리해온 근대 평택 사진과 컬러 보정 사진 데이터 650매를 9월 9일 열린 개관 식에서 평택시에 무상으로 기증했다.

기증한 사진은 향후 평택박물관 전시에 활용된다.

이번 기증은 개인이 오랜 시간 수집한 지역의 기록을 시민 모두의 공공 문화자산으로 돌려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증 자료가 향후 평택박물관의 전시와 평택 근현대사 연구, 교육자료 등으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증 패널 역시 '평택 근대 사진 파일 650매 기증'을 이번 전시의 주요 의미로 강조하고 있다.

“사진 속 평택의 시간이 오늘의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은 1989년 처음 기자가 된 이후 카메라를 놓지 않고 37년간 평택을 기록해왔다.

박성복 소장은 “기자로서 오늘의 현장을 기록하는 한편 사라져 가는 평택의 어제를 찾기 위해 주민들의 낡은 앨범과 장롱 깊숙한 곳, 오래된 상자 속에 남아 있던 사진을 찾아다녔다”며 “그렇게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1900~2026년까지의 근현대 120여 년의 평택 사진이 어느덧 100만 장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은 말이 없지만 그 안에는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목소리와 표정,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며 “아이의 웃음과 장터의 분주함, 농부의 거친 손과 학교 운동장의 함성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모여 오늘의 평택을 만들었다”고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영상실록 평택'이 단순히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데 머물지 않고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삶을 이어왔는 지를 되돌아보는 기록이 되기를 바란다”며 “사진 속 평택의 시간이 오늘의 우리에게 말을 걸고 관람객들이 자신의 기억 속 평택을 다시 만나 그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BlinkH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