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만든 기적… 함안 법수면 강주마을, 14만명의 발길을 품다

제14회 강주해바라기축제, 많은 이들의 방문 속 성료

김덕수 기자
2026-07-06 10:18:09




해바라기가 만든 기적… 함안 법수면 강주마을, 14만명의 발길을 품다 (함안군 제공)



[한국Q뉴스]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노란 해바라기가 들판을 가득 메운다.

꽃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강주해바라기축제의 진짜 주인공은 해바라기가 아니다.

새벽부터 들판에 나와 흙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고 꽃을 가꾸며 마을을 지켜온 주민들이다.

강주해바라기축제는 2013년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자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특별한 예산도, 내세울만한 시설도 없었다.

그저 ‘우리 마을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어 보자’는 주민들의 소박한 바람이 해바라기 씨앗과 함께 땅에 심어졌다.

그 작은 씨앗은 어느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을주민 주도형 농촌마을 축제로 자라났다.

2014년 경상남도 행복만들기 콘테스트에서 경관·환경 분야 우수마을로 선정된 데 이어 같은 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열린 지역희망박람회에서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민관 협력의 대표적인 지역발전 사례로 강주해바라기축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강주마을은 함안군과 함께 성장의 길을 걸었다.

2015년부터 추진된 법수산권역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축제의 기반이 마련됐고 2017년부터는 함안군농업기술센터가 본격적으로 축제를 지원하면서 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대표적인 농촌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성장하는 축제의 중심에는 언제나 주민들이 있었다.

인구 110여명에 불과한 작은 농촌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축제가 끝나면 다시 다음 해를 준비한다.

올해도 2월부터 축제추진위원회와 군의원, 함안군, 종자 전문업체 등이 함께 모여 개화 시기와 품종, 식재 규모를 꼼꼼히 논의했다.

토지 소유자들과 협의해 재배지를 확보하고 해바라기가 파종 후 약 60일 만에 꽃을 피우는 생육 특성에 맞춰 약 30만 본의 씨앗을 정성껏 심었다.

또한 마을경관보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4.2ha 규모의 경관보전직불사업을 추진하며 대표적 경관 작물인 해바라기 식재로 축제와의 시너지효과를 높였다.

소액의 입장료는 재배관리, 시설물 유지관리 등 마을공동체활동에 이용하며 축제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이처럼 축제는 단순히 꽃을 심는 행사가 아니라 주민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공동체의 일상이자 삶의 일부가 됐다.

해마다 조금씩 입소문을 타던 축제는 방송과 신문,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전국으로 알려졌고 수많은 여행사별 관광상품에도 포함되기 시작하며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약 2만명이던 방문객은 지난해에는 7만 1000명으로 늘어났고 올해 제14회 축제에는 무려 14만여명이 강주마을을 찾았다.

축제 시작 이후 가장 많은 방문객이다.

4만 2000㎡의 해바라기 꽃밭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전국의 사람들이 찾는 여름 명소가 됐고 작은 농촌마을은 대한민국 농촌축제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작은 고령화 농촌마을에 대한 지원을 위해 함안군농업기술센터는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 군청 각 부서와 협력해 임시주차장 운영, 주말 셔틀버스 운행,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의료지원, 안내소 운영 등 방문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했다.

주민들의 정성과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강주해바라기축제는 안전하고 강주마을만의 독립성을 갖춘 품격있는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축제를 이끌고 있는 강주마을이장 겸 마을경관보전추진위원장인 조철래 축제추진위원장은 주민들과 함께 마을공동체를 이끌며 축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주민 모두가 힘을 모아 일군 공동체의 성과는 단순히 축제의 성공을 넘어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던 농촌마을에 새로운 희망을 심고 있다.

강주해바라기축제는 이제 꽃을 구경하는 축제가 아니다.

씨앗 하나를 심기 위해 흙을 일구는 주민들의 손길,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따뜻한 인심, 그리고 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들어 낸 협력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오늘의 축제가 됐다.

110명의 작은 마을이 14만명의 발걸음을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화려한 시설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

해바라기는 늘 태양을 바라본다.

그리고 강주마을 주민들은 지난 14년 동안 변함없이 마을의 내일을 바라보며 씨앗을 심어 왔다.

그 꾸준함이 오늘도 여름 들녘을 노랗게 물들이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오래도록 따뜻한 풍경으로 남고 있다.